흔히 아파트 하면 독립된 공간으로 이웃끼리 주고받는 정을 나누기엔 왠지 어색한 공간이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아파트엔 옛 이웃처럼 서로 친하게 지내는 세가족이 있습니다. 1207호에 사는 저와  저희집 바로앞 1208호 성윤네, 그리고 저희집 아랫집인 1107호 영빈이네  이렇게 세가족입니다.  특이한 점은 이 세가족의 애 엄마들끼리 얼마나 친분이 두터운지 가족만 알고 있어야할  현관 문 번호키의 패스워드까지 서로 알고 지낼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올 5월에 1208호 성윤네가 회사일로 전북 군산으로 발령이 났지 뭡니까?  한동안 제 아내와  성윤이와 동갑내기인 제 아이까지 눈물로 훌쩍이며 며칠 간을 적응을 하지 못하더군요. 

이 세가족이 2008년부터 여름이면 함께한 휴가장소가 있습니다. 1107호에 사는 영빈네 엄마의 고향이기도 한 전남 여수시 남면의 횡간리가 그곳이지요. 올 해도 어김없이 세가족이 만나 횡간도로 여름휴가를 함께 했습니다.

이곳 횡간도를 가기위해서는 여수시 중앙동 물양장에서 출발하는 배와 그리고 돌산 군내리에서 출발하는 배를 이용하면 됩니다. 가장 편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은 횡간도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종선(개인의 배로 섬까지 이동해주는 일)을 이용하면 되는데, 1회 이용시 1인당 만원정도라고 합니다.


     ▶ 종선을 타고 횡간도로 향하는 세 가족


무엇보다 좋은 점은 횡간도에 계시는 영빈 외할버지와 할머니의 넉넉한 인심과 푸짐한 먹거리입니다.  횡간리 텃밭에서 직접재배한 푸성귀와 바다에서 캐낸 금복, 고동, 전복, 감성돔의 맛은 가히 일품입니다.

▶ 횡간도 어머님께서 손수 만들어진 주신 우묵냉채


▶ 횡간도 앞바다 가두리에서 멸치만 먹여키운 감성돔




▶ 감성돔 생선 회



▶ 감성돔 소금 구이


▶ 감성돔 머리와 감자를 구워 함께 먹어도 별미 랍니다.




▶ 각종 푸성귀 무침과 금복 초 무침, 생선구이



또 한가지는 아무도 사용할 수 없는 천혜 자연해수욕장입니다. 이곳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자갈밭의 형상을 띄고 있는데 만조를 제외하고는 자갈밭 양쪽으로 해수욕을 할 수 있는 곳입니다. 더군다나  자갈밭을 기준으로 왼쪽은 수심이 얕아 유아용으로 오른쪽은 물살이 세고 수심이 깊어 성인용으로 해수욕을 즐길 수 있어 최고입니다. 자연해수욕장에  유아용과 성인용풀이 가당키나 한 소립니까?



현재 이곳 횡간도는 65호 정도의 가구수가 살고 있답니다.  대부분의 농어촌의 현실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의 연령대가 노령화 되어 있어  10년 후에 이곳 횡간도 주민의 수가 얼마나 될지는 대략 짐작이 되고도 남습니다.   이곳 전남지역은 도서지역이 유독 많은 곳입니다.  도서민을 위한 지원사업과  활성화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작은 섬은 무인도로 바뀌고 말것입니다.

일상의 모든 근심과 일은 뒤로 하고  2일간의 횡간도 휴가를 사진으로 스케치 해봅니다.


Posted by 무대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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