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학생자치회 회의를 참관하게 되었습니다. 기타토의 사항으로  학년 구분을 하자는 의견이 발의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 ID 카드로 만들어진 학생증을 목에 패용하고 다닙니다. 
ID카드 전면엔 사진과 이름이 후면엔 학년반 번호, 바코드가 표시되어 있습니다만 육안상 ID 카드로는 학년의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때문에 명찰의 색깔로 학년을 구분하자는 의견이 발의된듯 싶습니다.



                      ▶ 사진참조  http://blog.daum.net/wittytoto/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해봤습니다. 대체적으로 3학년들은 찬성이 많은데 반해 저학년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군요.

많은 학교들이 지금도 명찰의 컬러나  다른 부착물을 이용해 학생들의 학년을 구분하는 표식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지도할 때 학년구분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와  선 후배간 위계질서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라는 이유 때문에 말입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으론 쉬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학생간 위계질서를 만드는 것이 교육적 관점에서 온당한 일인지 이해가 되질않아서 입니다.
학생 상호간 평등하고 동등한 관점을 가지게  교육해야 하는건 아닌지 자문 해봅니다.

선생님들이 지도하기 쉽도록 학년구분을 해야한다는 것 또한 지나친 편의주의적 사고라는 생각이 드네요.  학년을 육안으로 구분한다고 해서 지도의 수준과 우선순위가 뒤바뀔 이유가 없기때문입니다.

3주 후면  모든 학생들의 의견이 수렴되어  학생자치회에서  "학년 구분을 위한 표식 건"이 의결됩니다.  어떻게 의결될지 아이들의 생각이 몹시 궁금해 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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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80년대 학창시절을 생각해 보면  희미한 추억이지만 재미있는 일화들이 많이 생각 나곤 합니다. 교련시간에 받았던 제식훈련 덕에  군대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고,  선생님들의 애정어린 체벌 덕에 어지간한 일들은 눈 깜짝 하지 않을 수 있는 담대함도 길러졌으며, 짧게 잘라야 하는 두벌규정으로 인해  불량학생들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또한 교복에 가지런히 재봉질한 이름표 덕분에 짝 사랑하는 여학생의 이름을 손 쉽게 알 수있는 호사도 누릴 수 있는 좋은 시기 였던것 같습니다.

                           ▶   사진참조 osen.mt.co.kr

하지만 세상은 참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가정환경과 사고방식은 물론 이거니와  세상이 세분화되고 다양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아이러니한 일들은 일선의 교사들이 따라가기에 버거울 정도로 급변해 버렸습니다.
 
매일 아침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수거해야 수업이 가능하게 되어버렸고 (인권보호측면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규정입니다만...),  다양하게 리폼한 교복과 액세서리를  복장규정에 적용해 지도한다는 것 조차 힘에 부치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과거 교복에 비해  변하지 않는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교복에 부착한 이름표가 그 주인공 입니다.

많은 학교들이 교복에 이름표를 재봉틀로  박음질 하도록 하고 있더군요.
사생활 보호 차원의 관점에서 생각해 본다면  합당치 않는것 같은데 말입니다.  
어떤 분들은  학생들이 이름표를  잘 착용하지 않아서,  교복을 분실 하는 경우 이름표가 부착되어 있으면 회수가 쉬워서,  학생지도 시  이름이 있으면 용이해서 등등..의 이유 때문이라고들 하십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는  학생증과 이름표를 하나로 합친 카드를 목걸이로 부착하게 하고 있습니다만.... 학생지도에 별 문제가 없던것 같은데 말입니다...

교복에 이름표를  꼭 재봉틀로  고정해서 부착해야 할까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 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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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마치고 아침수업을 준비하는데 공지사항이 발표되었다.  아이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선생님들의  머리를 아프게하는 복장규정에 관한 토론을 개최한다는 내용이다. 각 부서별(13개부)  선생님 대표 1명과 복장규정에 관심있는 학생들을 모아 도서관 세미나실에서 토론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다.

 반에 들어가 이 내용을 전달하니 아이들끼리 수근거리기 시작한다. "교복치마 규정을 없애야한다", "무릎선을 기준으로 20cm 까지는 허용해야한다", "동복바지는 되는데 하복바지는 왜? 안되는 거냐", "교복을 구입할 때 부터 치마길이가 짧아서 어쩔 수 없다" 는 등의  이야기들이 봇물 처럼 쏟아져 나온다. 우리반은 실장이 참여하겠노란다. "어떻게 이야기 할거니?" 물어보았다.  "다들 짧게 입는데 찌질이 되기 싫어요"

"치마 길이와 공부는 무관하쟎아요~",  "저희들의 인권도 있쟎아요" 실장을 대신해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의견을 답했다.  " 그래~ 잘 한번 이야기 해보고, 네 의견이 관철되지 않았을 때 어떻게 할건지 차선책도 마련해서 가봐라~"  라고 말해주고 교실을 나왔다.

 
문득 내 학창시절이 생각났다. 난 중학교때 까지 검정 교복을 착용한 교복세대다.  교문에서 학생모를 바르게 썼는지,  교복상의에 후크는 잠궜는지, 단추는 잘 달려있는지, 교문 옆 한켠에선  모자를 벗어들고 앞머리 길이가 2cm를 넘는지 자로재는 선생님과  학생모자 안 창을 뜯어 풀바른 학생들, 학생화(말표, 기차표)를 신지않고 테니스화나 농구화를 신은 학생, 교복바지를 맞춤복으로 맞춰 차별화를 두기위해 바지단을 한번 걷어준 센스있는 학생들 (당시 맞춤복은 바지 아랫단 안쪽에 원단표시를 자수로 해놨었다), 그리고 교복바지 윗부분은 좁게  아래단은 넓게 일명 맘보바지로 만들어 입은 학생들이 적발되어 매로 체벌을 당하고 있는 풍경이 오버랩되어진다

 

   ▶사진출처 : http://blog.daum.net/songy5 (청풍명월님)
 1982년 교복자율화 前 교복사진

  

.                                 ▶  사진출처 : http://blog.daum.net/tomogaz (gaz님)
                                                                     오늘 날 교복사진

  당시 전두환 정권이 학생들의 교복을 자율화 한다 했을때 학생들의 반응이 꽤 좋았다. 그간 부려보지 못했던 멋을 부리느라 부산을 떨었었고,  교복자율화 즈음에 맞춰 의류, 신발업체들은 기민하게 학생들을 겨냥한 상품들을 출시하였다.  당시 꽤나 있기 있었던 신발중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브랜드. "죠다쉬", "나이스" "스페이스" 같은 신발들이 불티나게 팔렸다.

 나이키나, 프로스펙스, 프로월드컵, 아식스, 아디다스 같은 고급 브랜드 제품은 학교에서 소수 부유층 자제들만이 신었었다.  옷과 신발에 의해 매겨지는 등급에 대한 시선 때문인지  학교에 입고갈 옷에 대한 학부형들의 걱정과 학교에서 고급신발 도난 사고가 빈번기 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에서 교복자율화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었다.  이런 문제점 때문인지  몇 해 지나지 않아 일선 학교에서 자발적으로 교복을 다시 착용하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게 된것 같다.

토론결과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순 없지만,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선생님들, 그리고 토론에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입장을 전달 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은 바람직하다 하겠다.

 치마길이와 공부는 별개라는 아이의 힘찬 목소리가 귓전을 쉬이 떠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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